대우조선해양이 로즈뱅크 FPSO(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 수주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프로젝트 규모가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에 달해 사실상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라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일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로즈뱅크 FPSO 수주에 대해 "추석 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엔지니어링그룹인 우드(Wood)와, 셈코프마린은 엔지니어링회사 월리파슨즈와 각각 손을 잡고 로즈뱅크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앞서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요한 카스트버그 수주전에서도 마주한 바 있다. 건조 경험이 풍부한 대우조선해양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가 전략을 앞세운 셈코프마린이 최종 계약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수주전의 경우 승자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요한 카스트버그 수주전에서 셈코프마린의 저가 전략에 밀린 대우조선해양이 쉐브론 측에 매력적인 가격을 제안했다고 알려진 탓이다.
다가오는 일감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대우조선해양에 이번 수주는 절실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2014년 카자흐스탄 TCO 프로젝트를 따낸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없다. 2020년 7월까지 일감이 남아있으나, 추가 수주가 없으면 내년 상반기부터 유휴인력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양플랜트 일감절벽을 직면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근 해양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로즈뱅크 FPSO 수주를 따낼 경우, 올해 실적은 목표액(73억 달러)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총 28척, 35억 달러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만약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어도, 목표액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