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 관련해 건설업계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예산안의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올해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SOC 예산은 올해(19조 원) 대비 0.5조 원 감소한 18.5조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소관 SOC 역시 올해보다 0.5조 원 줄어든 14.7조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지역경제와 고용히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올해 정부안인 17.7조 원보다는 증액했고 도시재생·공공주택 등 사실상 SOC 성격의 건설투자 확대로 이를 포함하는 경우 전체 건설투자 규모는 올해의 27조 원보다 늘어난 27.9조 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초 예산안 제출기한을 앞두고 정부 당국자들이 SOC예산의 증액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던 만큼 지난해 정부안보다 늘어난 20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 바 있다.
예산을 총괄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내년도 SOC 예산을 올해 정부안보다 증액하겠다”고 한 데 이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회 기획재정위‧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SOC 예산이 지난해 정부안보다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올해는 이같은 책임자들의 발언과 함께 국회가 경제상황과 고용지표 보완을 위해 적극적인 추가 증액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20조원 수준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기대감이 높았던 건설업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생활 SOC에 대한 증액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에 지난 해보다는 증액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내심 아쉽다”면서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결국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라 SOC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SOC 예산은 2019년 17조원, 2020년 16조5000억원으로 SOC 투자규모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건설업계는 국회 의결 과정에서의 증액에 기대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SOC예산안은 17조7000억 원이었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1조3000억 원이 증가한 19조 원으로 확정됐었다.
최근 5년 간만 보더라도 대부분 국회 심의 과정에서 3000억 원 이상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은 물론이고 해외건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과 국민 안전의 기본이 되는 SOC 예산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부분은 아쉬움이 있다”며 “향후 국회 의결 과정에서 증액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