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그룹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임까지 이어져 온 정경유착 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혁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최 회장은 7일 사내 메일을 통해 그룹사 실장 및 법인장급 이상 전 임원에게 개혁방안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이 공식적으로 취임한 이후 그룹 내 전 임원에게 이같은 메일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개혁의 의지를 담은 편지를 쓴 것은 지난달 ‘포스코에 러브레터를 보내주세요’ 이후 두 번째다.
최 회장은 “우리의 실상을 ‘위드 포스코(With POSCO)’의 관점에서 철저히 반성해 보고, 이러한 성찰에 기반해 100년 포스코를 위해 시정하거나 개선 또는 개혁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안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최 회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줄곧 개혁의 의지를 천명해왔다. 그는 개혁 추진을 위해 실질, 실행, 실리라는 ‘3실(實)’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임원진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최 회장의 이같은 의중이 드러난다. 최 회장은 임원들에게 포스코그룹 공통적으로 적용할 사항, 소속 그룹사에 적용할 사항, 본인 업무분야에 적용할 사항으로 나눠 건의사항을 제출하라고 했다. 이는 임원진이 해야 할 역할을 세분화해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 회장은 자신이 직접 주재하며 그룹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회의체인 ‘전략조정회의’를 간소화했고, 업무 시 파워포인트 등 문서 작업도 줄이고 보고 체계도 단순화 했다. 이에 대해 안건이 있을 때 필요한 인력들만 모아 회의를 진행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막는 ‘실리’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그간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 안팎의 압박을 받았던 만큼, 포스코 이미지 제고를 위한 쇄신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이 포스코의 슬로건도 ‘위드 포스코’로 정한 것은 이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최 회장은 앞서 국민들로부터 받은 ‘러브레터’와 함께 임원에게 받은 개혁 관련 건의사항을 수렴해 ‘뉴 포스코 로드(New POSCO Road)’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양용비 기자 dragonfly@
안경무 기자 noglas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