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럽계 에너지 분야 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Enerdat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력 소비량은 총 534TWh(테라와트시)로, 전년(522TWh)에 비해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와 인구 27위에 비해 전기 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셈이다. 특히 증가율은 선진국 진영에서 두 번째로 높아 사실상 ‘전기 과소비국’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력 소비량 1위는 중국으로, 우리나라의 10배가 넘는 5683TWh에 달했다. 이어 미국(3808TWh), 인도(1156TWh), 일본(119TWh), 러시아(889TWh), 캐나다(572TWh) 등이 우리나라보다 많았다.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량 순위는 2015년 9위에서 2016년 8위, 지난해 7위로 한 단계씩 올랐다. 6위인 캐나다와 근소한 격차를 보였고, 독일(8위·531TWh), 프랑스 (10위·445TWh)를 제쳤다. 9위는 522TWh인 브라질이다.
특히 전력 소비량의 증가세는 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17년간 연평균 전력 소비량 증가율은 4.3%로, 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터키(5.5%)에 이어 2위였다.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15위에 기록됐다. 같은 기간 중국이 연평균 9.9%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1위에 올랐고, 아랍에미리트(UAE·7.0%)와 인도(6.8%) 등이 상위권이었으나 이들은 대체로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아랍권 및 개발도상국이었다. 미국(0.3%)과 일본·독일(각 0.3%), 영국(-0.6%) 등 주요 선진국이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전기 사용량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이어가는 것은 철강과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 용도별 사용비중(판매량)은 산업용 56.3%, 일반용(상업용) 21.9%, 주택용 13.5%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산업용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며 “이에 따라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산업용 비중도 지난해 56%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폭염으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관리(DR) 운용을 더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