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호조세와 기업 실적 성장이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데이비드 웡 얼라이언스번스틴(AB) 선임매니저는 “현재 미국은 좋은 경기 상황과 세제 개혁의 수혜로 인해 증시의 변동성이 2008년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없다”며 “소비도 계속 늘고 있고 기업의 실적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는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미국 주식과 연관된 국내 펀드의 수익률도 증가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일주일간 미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3.17%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에 기반한 펀드(0.69%)의 4배에 달한다. 3개월 수익률은 약 15%포인트(국내 주식형 펀드 -7.28%, 미국 주식형 펀드 7.21%)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미국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이 신흥국 환율을 절하시켜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으로 움직였고, 이에 제조업 강대국인 미국이 오히려 수혜를 보았다는 시각이 있다”며 “감세정책과 맞물리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 증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매니저도 “이번 관세개혁으로 3000억 달러의 중국 상품에 관세가 부과되는데, 미국은 6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GDP가 0.2%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하지만 미국 기업의 하반기 이익 성장 전망이 2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충격 흡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미국 증시가 글로벌 국가 중 가장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지수의 이익증가율은 각각 24.7%, 27.7%, 30%로 글로벌 지수의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특히 S&P500 지수의 2분기 EPS(주당순이익)는 전년 동기 대비 41.5%, 전 분기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경기에 대한 민감성이 적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기술주(나스닥) 펀드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국내 나스닥 펀드는 총 11개로 △한화ARIRANG미국나스닥기술주상장지수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상장지수 △KB스타미국나스닥100인덱스자 등이 대표적이다.
유동원 연구원은 “미국 IT업종의 EPS 증가율이 28.6%로 상승폭이 높은 만큼, 특히 나스닥과 관련된 투자에 집중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