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특히 통안채 2년물 금리는 2%를 밑돌았고 2~3년 구간 금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난해 11월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구간 금리도 연중 최저치 내지 연초 이후 가장 낮았다.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9거래일째 매수하면서 강세장을 견인했다. 3년 선물 미결제는 31만계약에 육박하며 1년11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이 중국에 추가로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 조치를 발표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한데다 아침에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증가폭은 10만6000명에 그쳤다. 5월 7만2000명 증가에 그치는 등 2월부터 이어진 고용부진에 경기불안 심리가 커졌다.
한은 7월 금통위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내 금리동결을 넘어 이번 인상사이클이 끝났다는 기대감까지 확산했다. 오히려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는 설도 돌았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무역분쟁 우려 확산과 고용부진에 분위기가 급격히 쏠렸다고 전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은 물론 비둘기파(통화완화)적인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수정경제전망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장이 쉽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되레 숏커버가 나올 가능성에도 무게를 뒀다.
국고10년물은 4.1bp 떨어진 2.512%를, 국고30년물은 3.7bp 내려 2.502%를 보였다. 각각 연초이후 최저치였다. 국고50년물도 3.5bp 내린 2.436%로 전년 12월29일 2.436% 이후 가장 낮았다. 국고10년 물가채 역시 4.0bp 하락한 1.650%로 지난해 10월26일 1.630%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55.4bp를 보였다. 이는 작년 9월25일 53.6bp 이후 10개월만에 최저치다. 국고3년물과 통안채 1년물간 금리차는 2.7bp 좁혀진 24.2bp로 지난해 6월30일 22.9bp 이후 가장 좁혀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전일과 같은 45.8bp를 보였고,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1bp 떨어진 86.2bp를 기록했다.
미결제는 5867계약 증가한 30만9645계약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8월31일 31만1227계약 이후 최대치다. 거래량도 3만6525계약 늘어난 7만9570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26회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9772계약 순매수해 9거래일연속 매수세를 지속했다. 이는 3월12일부터 4월10일까지 보인 22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3개월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은행은 4016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은행은 7거래일째 순매도해 5월4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2개월만에 최장 순매도를 보였다. 금융투자도 2889계약 순매도했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45틱 오른 121.75를 보였다. 이는 작년 12월28일 121.9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시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였던 가운데 장중 저점은 121.46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9틱을 보였다.
미결제는 873계약 감소한 12만4851계약을 보인 반면, 거래량은 1만6306계약 늘어난 5만2513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42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2026계약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5월17일 3974계약 순매수 이후 2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외국인은 1386계약 순매도해 나흘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년 선물의 경우 17만9150계약으로 2016년 8월30일 19만4926계약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반면 10년 선물의 경우 6만3177계약으로 나흘만에 사상최대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은 저평 2틱을, 10년 선물은 저평 1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내일 금통위는 경제전망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선반영 인식과 펀더멘털 악화가 부딪칠 것으로 보여 변동성은 다소 줄어들 것을 보인다”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부과 조치와 고용부진이 맞물리면서 내일 금통위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분위기였다. 외국인은 연내 금리인상이 힘들다고 판단했는지 3년 선물로 매수세를 지속했다. 10년 선물로는 일부 차익실현성 매도가 있었다. 한은 기준금리보다는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불확실하니 매수잔고를 조금 줄이자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 국내 기관은 그간 숏대응을 하다가 결국 끌려가는 형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이 만든 전망이지만 금리인상이 연내 없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아예 이번 인상시즌은 종료됐다는 기대로 쏠리는 듯 하다. 아예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는 설도 돌았다”며 “만장일치 동결에 비둘기적 코멘트라면 숏커버가 있을 듯 하다. 그 이후엔 무역전쟁을 보면서 대응할 듯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