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배터리사들의 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3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이 완성차 업체인 BMW로부터 11억6000만 유로(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CATL의 제품은 BMW가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 ‘iNEXT’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CATL이 BMW와 계약을 수주하면서 국내 업체인 삼성SDI의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BMW는 삼성SDI가 대표적으로 EV배터리를 납품하던 완성차 업체다. BMW는 2022년까지 순수 전기차 12개를 포함해 25개의 전기차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었어서 삼성SDI의 약진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제기됐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BMW와 삼성SDI 간의 견고한 수급 관계는 계속 유지되는 중”이라며 “업체마다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멀티 벤더들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데,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BMW가 공급업체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EV시장인 유럽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Bosch)가 아시아 기업들의 선전으로 200억 유로 규모의 배터리셀 사업 계획을 접을 만큼 일본과 한국의 배터리 업체가 입지를 다져놓은 곳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기업들의 약진으로 이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올해 초부터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4월까지 CATL의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2274.3MWh로 2등을 차지했다. LG화학(1671.7MWh)과 삼성SDI(879.0MWh)는 각각 4위와 5위로 밀려났다.
국내 업체들은 ‘기술력’을 내세우며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NCM 811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고 밝혔다. NCM811은 기존 NCM622 배터리에서 니켈 함량을 높여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인 제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6월에 상용화하여 예정대로 8월에 납품하기 위해 양산 시작해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