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가 '3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이달 4일 출마 선언식을 하며, 후보 찾기에 난항을 겪은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내세울 태세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원순 현 시장과 박영선 우상호 의원 중 후보가 결정된다.
여권에서는 '예선이 곧 본선'이라고 할 만큼 승리에 대한 낙관론이 퍼져있지만 일단 3자 구도가 성립되면 본선의 승부를 쉽사리 예단하기 어려워진다.
유력 후보 3명이 대결을 벌인 것은 23년 전인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정원식 후보와 민주당 조순 후보, 무소속 박찬종 후보가 대결을 벌였다. 보수와 진보의 양강 대결에 익숙한 서울시민에게 그만큼 3자 대결은 낯설고, 선거판도 예측히기 어렵다.
'구도·이슈·인물'의 정치권 선거 3대 주요 변수 중 이슈 면에서는 여권이 우세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6월 지방선거까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속돼 보수 진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에 야권은 인물론을 앞세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단 초반에 3파전 양상으로 가더라도 본선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 연대'가 이뤄진다면 예측 불허다. 민주당이 일찌감치 '보수 연대' 가능성을 흘리며 경계태세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지난달 29일 보수 세력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던진 '한국당과의 연대론' 메시지의 파장이 컸던 이유이기도 하다다.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지만, 당내에서는 불가피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 "중앙당에서는 야권 연대는 없다는 원칙을 정하는 게 맞다"면서도 "지방에서 상황에 맞춰 진행되는 것은 사실상 통제하기 어려웠던 게 지방선거의 관행이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유 공동대표의 발언이 나오자 "야당은 강력한 여권을 향해 단일대오로 맞서다가 힘이 모자라면 야권연대로 대오를 추스르는 것도 당연히 제1야당이 할 일"이라고 호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만약 한국당에서 그동안 거론됐던 비정치인 출신들과 달리 실제 김 전 지사의 출마가 성사된다면 3자 구도가 그대로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팽팽하다. 한국당의 약세 지역인 경기 부천 지역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데다 대권을 꿈꾸는 김 전 지사가 완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인물 경쟁에서 야권은 박 시장이 후보가 된다면 현역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안고 뛰겠지만 반대로 3선에 대한 피로감이 있고, 또 여당의 두 의원 지명도 정도라면 출발선이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일단 안 위원장은 두 번이나 유력 대선 주자로 올라섰고, 김 전 지사도 8년간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경기도에서 지사를 지내 인물론에서만큼은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