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론’ 최흥식-‘역공론’ 김정태… 숨겼든 흘렸든, 걸리면 ‘후폭풍’

입력 2018-03-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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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vs 하나금융, 채용비리 정보 조직적 은폐 의혹 배후 밝혀지면 內傷 불가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전격 사퇴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금감원이 최 원장 관련 채용비리 의혹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과 함께 하나금융 측이 고의적으로 사실을 은폐하고 뒤늦게 언론에 흘렸다는 ‘역공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 같은 의혹에 적극적 해명한다는 방침이라, 어느 한쪽은 향후 상당한 내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시절 채용비리 연루 의혹에 사퇴를 결정하자, 이와 관련된 채용비리 정보가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즉시 특별감사단을 꾸리고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검사단은 최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이던 2013년 채용청탁 의혹과 함께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한다.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이 하나금융의 역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 진앙지로 하나금융을 지목했다는 의미로 고강도 추가 검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채용비리 검사에서는 과거 자료가 없었다는 게 하나은행의 답변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례로 보듯 따로 자료를 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검사에서 최 원장 관련 사안을 적발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이 최 원장 채용비리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부정 청탁자를 밝히기 어렵다는 금감원의 기존 입장에 대해 의구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은행권 채용비리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금감원 안팎에서는 비리를 저지른 일부 은행 관계자에 대한 얘기만 흘러나올 뿐, 청탁자와 추천인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발표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채용비리에 연루된 청탁자 명단 공개 여부였다”면서 “그러나 금감원은 청탁자 명단에 오른 인물의 숫자만 확인해줄 뿐 명단 자체는 공개하지 않아 의혹만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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