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10여 년 만에 절반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관세 등을 감안해 수출 지역 인근에 생산시설을 지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생산성이나 비용에서 국내 생산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2006년 73.3%에 이르던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4%로 하락했다.
다만 국내 생산이 2011년(347만6175대) 이후 317만4230대(2017년)~358만8893대(2014년)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정체 또는 감소하는 추세에는 변화가 없다.
현대 엑센트의 북미 수출 물량은 지난해 7월 이후 국내에서 멕시코 공장으로 이전되면서 12월까지 누적 약 1만5천대가 이번 국내 생산 통계에서 빠졌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신규공장 건립은 아산공장 준공(1996년 11월) 이후 21년 동안 없었다, '증설'도 4년여 전 기아차 광주공장(2013년 6월)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국가별 차 생산량(자국내 생산만 포함·해외공장 생산 제외) 순위 집계에서도 한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 10대 국가 중 유일하게 최근 2년 연속 생산이 줄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6위(411만4913대)를 기록해 7위(406만8415대)인 멕시코와의 격차가 4만 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처럼 자동차업계가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 집중하는 요인 중 하나는 국내의 '높은 비용-낮은 생산성' 구조가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연간 평균임금은 2016년 기준 9213만 원으로 2005년과 비교해 83.9% 올랐다. 이미 일본 도요타(9104만원)와 독일 폭스바겐(840만원) 등 주요 경쟁업체보다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도 크다. 국내 완성차 5곳의 2016년 평균 임금 비중은 12.2%로 도요타(7.8%)나 폭스바겐(9.5%)와 큰 격차가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의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시간은 일본(도요타), 미국(포드)보다 각 11%, 26% 더 많이 소요되는 등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