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이 줄 서서 대기하고 (구입한 면세품을) 수령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라 사방에서 소리 지르고 있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지나서 뛰어야 할 정도돼야 (면세품) 수령을 긴급 처리해 주는 상황이다.”
29일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 내 롯데면세점 인도장을 찾은 여행객의 말이다. 사상 최대인 열흘간 계속되는 이번 추석 연휴에는 최대 130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여행업계가 추산하는 가운데 연휴 기간 동안 하루 평균 약 18만여 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몰려드는 이용객들에 대비해 롯데·신라·신세계 등 인천공항 내 면세점업체들은 각각 30명, 20여 명, 12명씩 인원을 추가 충원해 인도장 지원 인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쾌적한 면세점 점포와 달리 인도장 공간이 협소한 데다 최장 연휴로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불편함이 극대화되고 있다.
면세 업체 관계자는 “29, 30, 31일까지 아웃바운드(해외 출국) 상황이 피크다. 현재 인도장을 풀가동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인도장은 상업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공항공사가 면적과 위치 면에서 불편함을 야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27일부터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본격 휴일이 시작되는 30일부터는 더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를 표방하고 나선 ‘코리아 세일 페스타’ 현장은 예년 같은 열기는 온데간데없이 썰렁하다. 28일 오후 둘러본 서울 명동 한복판과 시내면세점 등에는 평소 동시간대와 다를 바 없는 정도의 고객들만 매장을 찾았다.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건물 외벽과 입구에만 붉은색의 ‘코리아 세일 페스타’ 현수막과 입간판만이 행사 시작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입장에서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종전의 가을 정기 세일과 다를 바 없이 여겨진다. 면세업체에서도 면세품에 적용할 수 있는 추가 할인 등 여지가 없기 때문에 동참하는 데만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유통채널이 아닌 제조 및 납품사의 적극적인 의지로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큰폭의 할인이 가능하다는 여론이 모아지면서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관련해 백화점마다 그룹사에서 역량을 쏟기보다 각 지점의 재량권 내에서 마케팅 등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내달 31일까지 34일간 350여 개 기업이 참가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이번 최장 연휴와 맞물려 시작하면서 과연 내수 진작에 불씨를 당길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