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불스타가 계약 파기를 검토하고 있다. 협상 기간 동안 금호타이어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고가에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 주된 배경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자문단은 협상기한 이전 계약 파기 상황을 가정해 상황별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재인수 추진을 할 수 있을지 여부와 인수가격 변동 등이 검토 대상이다. 더블스타의 인수자문단은 법률자문은 클리퍼드찬스(Clifford Chance)와 태평양이며 전략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맡고 있다.
더블스타의 이 같은 행보는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은 더블스타의 모회사이자 국유기업인 칭다오쐉싱(靑島雙星)을 비롯 모두 6곳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칭다오쐉싱은 선전 증시 상장사다. 이들은 금호타이어 고가 인수 논란이 불거지면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질 뿐 아니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더블스타 측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각 무산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재무제표 악화에 의도적 개입이 있었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28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은 -1로 악화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1.1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같은 추세를 이어가면 연간 기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재무상태가 나빠진다. 더블스타는 거래 마무리 직전 분기의 금호타이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하락하면 계약을 깰 수 있다.
산은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0일 오후 주주협의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금호타이어 대출금리를 낮춰 상표권 사용료를 보전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에 상표권의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사용료 매출액의 0.2%를 제시했다. 금호산업은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블스타는 “채권단과 박 회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