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5년 동안 미뤄온 LCD 유리기판 생산라인 증설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LCD 패널의 필수 소재인 유리기판은 올해 1분기 생산성과 수율 개선, 흑자전환이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성수기를 맞고 있다.
LCD 유리기판 공장은 그동안 LCD 패널의 가격 반등의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증설이 계속 유보됐으나, 최근 대형 LCD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를 타는 등 시장 상황 역시 긍정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LCD 유리기판 생산 공장의 가동률이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수율은 지난 2014년 경쟁사 대비 40~50%에 불과했으나 기술적 보완을 거쳐 지난해부터 경쟁사 대비 80%까지 올라왔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리기판은 1분기 생산수율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개선됐다”며 “수율과 생산성 등 모든 지표가 유리기판의 선두업체의 80% 수준까지 따라왔다”고 말한 바 있다.
유리기판 공장은 지난 2012년 완공된 이래 EBITDA(법인세·이자·유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올해 1분기 첫 흑자를 기록했다. 약 6년에 걸쳐 진행되는 유리기판 감가상각이 마무리되는 내년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완전히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LCD 패널은 대형화 추세에 따라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LCD 업계의 전체 생산면적은 지난해 169.2㎢보다 4% 늘어난 175.3㎢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로 TV용 LCD 출하량은 지난해 2억645만대에서 올해 2억5129만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 TV 화면의 평균 사이즈를 보면 지난해 41.3인치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43.9인치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유리기판 사업의 생산성과 수율 개선,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인 시황도 더해지자 지난 2012년부터 계획됐던 증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2년 4월 7000억 규모 파주 LCD유리기판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으나 유리기판 생산 수율 문제와 박스권에 묶여있는 LCD 가격, 국내 패널 업체들의 OLED 전환 추세 등의 이유로 투자기간을 올해 연말까지 연기한 바 있다.
LG화학이 LCD 유리기판을 증설한다면 LG디스플레이의 유리기판 외부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의 유리기판은 LG디스플레이→LG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밸류체인을 가지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로 공급되는 비중은 8% 내외에 불과하다. 현재 LCD 유리기판 시장은 17조 원 규모의 시장이지만, 코닝과 아사히글라스 등 소수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장기적인 패널 전략을 OLED로 잡은 만큼 LG화학의 증설 여부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공장증설에 대해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밝혔 듯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LG화학이 증설을 결정할 경우 국내 산업은 고부가치 유리기판 기술력 습득으로 다양한 유리기반의 소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용 강화유리, 디스플레이용 강화유리, 광통신용·반도체 소재 재료, 연마 백패드 등 소모품업체, 커팅 이송, 평판, 크랙 검사 업체의 동반 성장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