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5일 신병치료와 요양차 머물던 일본에서 귀국,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내년 경영구상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9월 11일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지 3개월여만에 이뤄진 것으로, 김 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한화그룹이 올 초 그룹 전사적으로 추진하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연초부터 추진하던 '글로벌 경영' 프로젝트가 해외투자나 인수·합병 등과 관련된 사업이 대부분이었던 까닭에 그룹 최고위층인 김 회장의 부재가 곧 경영공백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한화L&C(前 한화종합화학)가 지난 달 20일(한국시간) 사빅 이노베이트 플라스틱(舊 GE 플라스틱)와 PPG 인더스트리의 50:50 합작법인인 아즈델社의 지분 100%를 6500만 달러에 인수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글로벌 경영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한화 L&C에 이어 (주)한화가 지난 4일 소형 비즈니스제트기인 '이클립스 500'의 핵심부품을 공급키로 계약을 맺으면서, 200억원 상당의 수출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글로벌 경영' 추진을 위해 더 큰 과제를 남겨놨다.
하지만 한화그룹 글로벌경영의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할 한화석유화학의 해외 사업은 예정되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와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석유화학의 경우 70억달러 규모의 중동지역 석유화학 합작사업을 진행했지만, 김 회장의 구속 이후 협상 자체가 '제로 베이스(Zero-Base)'에서 다시 시작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석화의 중동지역 석유화학 합작사업은 유화업계 최초의 대규모 합작사업으로 한화그룹과 한국 석유화학산업계에 모두 중요한 사업이었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 "한화석화의 중동지역 석유화학 합작사업은 석유화학 최초의 대규모 중동지역 진출 합작 사업으로 한국 석유화학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명실상부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이어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최고위층의 최종협상이 필요하지만 최고의사결정권자인 회장의 참석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어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며 "계속적인 지연은 최종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이외에도 김 회장은 연초에 ▲(주)한화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드림파마 등 6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적극적인 경영의지를 나타냈지만, 구속 이후 (주)한화·한화건설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남에 따라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계열사가 ▲한화 L&C ▲한화 갤러리아 ▲한화 테크엠 ▲드림파마 등 4개社로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주)한화와 한화건설의 경영에 있어서는 대표이사로 재직 중일 때와 다른 양상으로 참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는 의미는 그만큼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대주주와 한화그룹 회장이라는 직위로 양사의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다"며 "하지만 연초에 세웠던 '글로벌 경영'의 이탈된 궤도를 빠른 시간안에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8년 한화그룹의 경영화두가 '글로벌 경영의 지속'으로 알려진 가운데, 1년 가량 머뭇거린 발걸음이 김 회장의 복귀로 얼마나 재게 움직이게 될지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