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도시바 경영진을 직접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전략, 도시바 메모리 인수 의지 등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일본 내 여론이 해외기업, 특히 중국과 한국 등에 인수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만큼 이를 희석시킬 수 있는 '전략적 카드'를 제시할 것이란 예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시바 메모리 생산 거점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 투자와 고용을 줄이지 않는 것을 약속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며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을 넘어 조금 더 나은 개념에서 워치(예의주시)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도시바 인수전은 당초 예상보다 판(?)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진행된 1차 입찰에서 폭스콘의 모기업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이 3조엔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실버레이크-브로드컴 컨소시엄도 2조엔이 넘는 액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금액 만이 문제가 아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의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웨스턴디지털이 합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컨소시엄은 다음 달 중순 2차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나 SK그룹도 포기할 수는 없다.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2위인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판도를 단숨에 바꿀 수 있다.
최 회장은 이에 수차례 도시바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20일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