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발 어부지리(漁夫之利)에 반색하고 있다. 현지 정부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구매 보조금을 중단하면서 현대차의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달부터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구매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
그간 인도의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주도해왔다. 특히, 일본의 마루티스즈키는 인도 진출 기업 가운데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인도 정부의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 보조금 지급 중단 결정으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마루티스즈키의 주력 모델인 ‘에르티가’와 ‘시아즈’를 보조금 없이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해당 차량은 기존에 대당 1만3000루피(약 22만5000원)의 지원금을 적용받았다.
마루티스즈키뿐만 아니라 도요타, 혼다, 닛산 등 현지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팔고 있지 않은 현대차에는 희소식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현지 전략형 모델인 ‘그랜드 i10’, ‘신형 i20’, ‘크레타’ 등 내연 기관 차량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어 인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현대차는 내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현지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을 부품상태(CKD)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ㆍ생산하기로 한 것. 현대차는 인도 정부가 이같이 결정을 내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투입 시기나 가격에 대한 전략 수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