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면 금리인하는 불가피했던 조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낮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취임후 지난 3년간을 회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금리인하가 경기는 살리지 못하고 가계부채 문제만 키웠다는 일각의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효과문제는 좀 더 판단이 필요하지만 통화정책은 경기 불씨를 살리는데 기여했다. 금리인하를 안했다면이라는 생각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를 관리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그는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 금리로 대응하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예상 못한 건 아니다. 하지만 거시건전성 문제를 좀 더 검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밝혔다.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그는 ▲규모의 증가 속도 억제 ▲구조개선 ▲취약차주 지원 등 3가지 측면에서의 방안을 내놨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지난해말 1344조원에 이르고 증가속도도 작년 11%를 기록하는 등 빨라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며 “규모의 증가 속도를 가급적이면 소득증가율 내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 가계대출은 아직도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 금리상승에 취약해 구조개선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금리상승기 취약차주 지원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가계부채 문제는 소득증대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금융위기 후 디레버리징을 했던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그러지 못했다. 부채를 줄이는 것은 경기쇼크와 함께 이같은 충격을 감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앞선다”며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과 소득 개선 방안이 이상적인 (부채해결)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열리는 금융안정 관련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설명회 차원에서 열린 것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부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를 기존 12회에서 8번으로 줄이고 나머지 4번을 금융안정을 점검하는 회의로 전환키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