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문 입찰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SK하이닉스에 공동출자를 타진하고 있다고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출자 요구액수가 커 투자펀드와의 연대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가 1조 엔(약 10조원) 규모 출자를 요구하고 있어 응찰기업 간에 연대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혼하이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연대함으로써 해당 사업 경영을 원활하게 인수하는 것은 물론 자금력까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혼하이는 SK그룹 지주회사에 3.5%를 출자하고 있으며 총수끼리 친분도 있다.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은 “매우 오랫동안 도시바를 연구해왔다. 자신과 성의를 갖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출자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 측은 “혼하이와 공동으로 응찰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혀 혼하이의 제안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투자펀드 등 금융기관과 손잡고 응찰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신문은 또 SK하이닉스는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기술 혁신에서 앞서 있는 도시바의 노하우를 가져와 메모리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바는 지난 1일 출자 의욕을 보인 사업회사나 펀드 등 10개사가 넘는 응찰 희망 기업에 대해 메모리 새 회사에 대한 출자 제안을 모집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마감은 오는 29일로 설정하고 새로운 회사의 사업 가치를 2조 엔 이상으로 견적을 내도록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출자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크다 보니 응찰을 위해 복수의 회사가 연합하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도시바가 중국 등지로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매수자금 출처를 명시하는 것도 요구하고 있으며 욧카이치공장 존속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전날 국회에서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도시바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혁신기구는 기업구제 기구가 아니다”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