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창영 회장이 장남 최제임스성(한국명 최내현) 알란텀 대표와 함께 신규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남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자금 어려움을 겪자 자비를 털어 지원에 나서는 등 향후 아들의 홀로서기를 위해 지원을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영풍그룹은 지난달 말 신규 계열사로 켐텍을 편입했다고 신고했다. 켐텍은 황산니켈의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지난달 초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최 회장의 장남 최 대표로 회사 지분 35.7%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초기 설립 자본금이 56억 원에 이르는 등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최내현 대표는 알란텀을 설립했다. 하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연매출이 11억 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공정위가 대기업집단 내 친인척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면서 다른 계열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란텀의 재무구조는 자본잠식 수준까지 이르는 상태다. 이후 최창영 회장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은 알란텀에 대해 4차례에 걸쳐 145억 원이 넘는 자금을 저리에 빌려주고 있다. 또 최근까지 1년 만기를 계속 연장해 주고 있는 등 회사의 부채 부담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
특히 새로 설립한 켐텍의 주소가 알란텀과 같게 나타나는 등 향후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향후 두 회사의 성장 속도에 따라 영풍과 고려아연 간 계열분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최 회장과 영풍이 독립 경영을 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2세 경영부터는 어느 정도 계열분리 수준을 밟는 것이 회사의 성장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기업집단 규제 강화 속에 오너 일가가 직접 회사를 설립해 계열사로 편입하는 사례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