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만 10억 원이 넘는 부자들이 지난해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주식 투자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이 2일 발표한 ‘2017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규모는 평균 45억 원(시가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자산 중 절반(49.8%)을 부동산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자산은 50.2%를 보유했다.
조사대상자들의 자산 구성 내역 중 부동산 자산은 직전 조사인 ‘2016 부자보고서’ 조사 시점(2015년10월)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강남3구 거주자들의 경우 직전 조사대비 부동산 자산 비중이 3.2%포인트로 평균보다 더 크게 증가했다. 이들은 부동산 자산을 53% 보유하고 있었다.
보유 부동산 종류별로 살펴보면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4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거주용 부동산(30%), 토지(15%), 투자목적 주택(12%) 순으로 나타났다. 거주용 부동산보다 투자용 부동산의 비중이 2배 이상 높았다.
조사대상자들은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는 투자처로 상가(55%), 업무용 오피스텔(22%) 등을 선호했다.
올해는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자(24%)가 늘리겠다는 응답자(12%)보다 많았다. 다만 100억 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들은 부동산 자산을 늘리겠다는 응답과 줄이겠다는 응답이 동률을 이뤘다.
5년간 경기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예상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42%는 침체를, 48%는 정체를 예상했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10%에 불과했다.
조사대상자들은 올해 투자 1순위로 지수연계증권(ELS), 지수연계신탁(ELT)를 꼽았다. 2순위는 단기금융 상품인 1년 미만의 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이다. 이어 정기예금과 외화 예금이 뒤따랐다.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결정요인 1순위는 안정성(67%), 수익률(16%), 절세효과(10%) 순이었다. 특히 자산이 많거나 연령이 높을수록 안정성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다.
자산운용과 관련해서는 조사대상자들의 43%가 프라이빗뱅커(PB)들과의 논의를 통해 운용 방향을 결정했다. 배우자와의 상의를 통해서 결정한다는 답변은 25%였다.
‘2017 부자보고서’는 하나은행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 중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 102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해 자산관리 방식,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등을 조사한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