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탈환 장기 목표로 차근차근 = 윤종규 회장은 1위 탈환을 목표로 갖가지 전략을 꾸준히 실행해왔다.
우선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을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했다. 은행과 지주사로 나뉘어 있던 내부 통제 권력을 윤 회장에 집중함으로써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했다.
윤 회장은 취임 1년 뒤인 2015년 말 “꾸준한 체질 개선을 통해 1등 은행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당시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1등 은행을 향한 확고한 목표의식과 일관성을 견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딩뱅크 경쟁에 대해 장기적 시각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묵묵히 나가야 한다는 게 윤 회장의 지론이었다.
그는 “(리딩뱅크 승부는) 1~2년의 ‘단거리 승부’가 아님을 모두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며 “체질을 바꾸고 몸을 가볍게 해야 경쟁 은행을 따라잡을 수 있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영업·인사·조직 등 조직의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 작업을 신중하게 진행했으며, 가치와 수익을 향한 체질 개선을 위해 조직 내부 소통도 강화했다.
아울러 철저한 비용 관리에도 힘썼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코스트(비용) 관리가 생존을 위한 수익성 방어의 핵심이란 판단에서다.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는 ‘비가격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 적정 마진도 꾸준히 늘려왔다.
◇KB금융, 잇단 인수로 성장 틀 갖춰 = 비은행 부문이 취약했던 KB금융은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1등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KB금융은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은행·보험·증권의 강력한 금융사를 거느리는 종합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용을 갖췄다.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손해보험업계 4위인 KB손해보험을 출범시켰고, KB증권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으로 자산 규모 3조9500억 원(단순합산기준)의 업계 3위 증권사가 됐다.
KB금융은 초대형 증권사와 보험사를 양 날개로 거느리게 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다른 금융그룹과 비은행 부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통합 증권사를 출범시켰다.
통합 증권사는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과 전병조 KB증권 사장을 부문별 각자 대표로 삼아 투톱체제를 구축했다. 전병조 사장은 투자은행과 홀세일 부문을 총괄하고, 윤경은 사장은 자산관리·세일즈&트레이딩·경영관리를 전담한다.
전 사장은 KB투자증권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IB부문을 총괄했고,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에서도 IB부문 대표를 맡았다. 전 사장이 이끌던 KB투자증권은 회사 규모에 비해 IB부문, 특히 채권발행 부문에서 대형 증권사와 경쟁해 선두권을 놓치지 않을 만큼 경쟁력을 갖춰왔다.
◇‘리딩뱅크 잠룡’ 올해 기지개 = 업계에선 지난해까지 내부 체질 개선과 외형 확장을 마무리한 KB금융의 올해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KB금융이 실적 선두를 내준 것은 내부요인이 컸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윤종규 회장 1인 체제로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했고, 증권과 보험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의 실적 확장의 바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직원이 금융 조언자(Financial Advisor)로 거듭난다는 전략도 구축했다.
KB금융은 고객 금융거래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통 금융상품에서 종합자산관리로 빠르게 변화하는 점에 대비하고 있다. 직원 개개인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를 갖출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기업 고객에게도 부동산, 세무, 금융컨설팅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윤종규 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최고 전문가가 돼 KB를 떠올렸을 때 재산을 지켜주고 불려주는 ‘재산증식의 대명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KB금융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