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해운 얼라이언스(동맹) ‘2M’ 가입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M이 고객인 화주들이 꺼린다는 이유로 현대상선을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M은 세계 1, 2위 선사(머스크ㆍMSC)로 구성된 해운 얼라이언스다.
2M 얼라이언스 고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현대상선과 함께 가는 것은 고객의 신뢰를 흔들어 놓을 수 있으므로 느슨한 형태의 협력(looser forms of cooperation)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국의 유력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는 최근 2M 회원사인 머스크가 화주들에게 보낸 설명문 내용을 근거로 “현대상선이 2M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상선을 회원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용선을 양도받아 2M 노선에 투입하는 등 다른 형태의 협력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현대상선은 “명백한 오보”라며 “12월 초까지 가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2M 가입 불발설이 재차 불거지며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해운업계는 얼라이언스 가입 무산 논란의 쟁점으로 2M과 협의 중인 사안이 ‘선박공유협정(VSA)이냐, 선복용선(슬롯차터)이냐’로 보고 있다. 선박공유협정은 얼라이언스 공식 파트너로서 전체 선복량을 공유하지만, 선복용선은 2M이 운용하는 일부 항로에서 빈 선복을 구매 계약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얼라인언스에 가입한다 해도 사실상 낮은 수준의 제휴에 불가하다.
JOC는 2M이 현대상선과 선박공유협정 대신 슬롯차터를 비롯한 다른 형태의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고, 현대상선은 이를 즉각 반박한 셈이다.
현재 현대상선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상선은 2M 가입을 통해 선복량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2M은 선박 과잉을 우려해 선대를 늘리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현대상선은 2M 가입에 각종 제약이 많다는 점에서 단기간 가입을 원하지만, 2M 측은 비중이 낮은 상태로 오래 묶어두기 위해 장기간 가입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준수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2M은 가입 기간을 현대상선이 원하는 2년보다 긴 5년을 제시하고 있고, 선대를 확대하지 말 것도 요구하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화물이 있는 한국의 선사가 미주노선에 전략적으로 필요할지는 몰라도, 결국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로는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외신 보도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M 가입 협상이 오는 10일 전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2M 가입을 두고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차주에 예정된 유럽 현지 미팅 등을 통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