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총회에서 하루 최대 생산량을 현재 3360만 배럴에서 3250만 배럴로 3.27% 낮추는 데 합의했다. OPEC이 최종 감산 합의에 이르면서 원유 공급 과잉이 상당 부분 해소돼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한국 경제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동,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살아나고 석유 관련 제품의 가격도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 화학 등 관련 산업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 등 유가의 영향을 받는 제품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 내외에 달한다. 지난 2014년 배럴당 평균 96.6달러에 달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평균 50.7달러로 줄었다.
당장 정유회사들은 재고평가이익을 볼 수 있다. 해양 플랜트 비중이 높은 조선회사들과 산유국 중심으로 해외 건설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건설회사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회사들은 산유국 중심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다.
다만, 항공ㆍ해운ㆍ물류 등의 업종은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OPEC 감산 합의와 관련해 유가 관련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1일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11월 수출입동향 브리핑에서 “그간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 탓에 중동,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위축됐다”며 “유가 상승은 제품 단가 상승,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회복 등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8월, 20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뒤 석 달 만에 다시 플러스를 기록했다. 9월 -5.9%였던 수출 감소율 폭은 10월 -3.2%로 줄었고 11월에 증가로 반등한 것이다.
채희봉 실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력 산업이 선방하고 있다”며 “반도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경쟁력 있는 품목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