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발표된 2017년도 LG전자 인사를 살펴보면, 올해 G5의 판매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한 MC본부에 대한 문책성 인사는 없었다. 각자대표에 오른 지 이제 1년이 채 되지 않은 MC사업본부장 조준호<사진> 사장을 유임, 내년도 성과를 기다려준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을 깨고 MC사업본부에서 승진자도 나왔다. 이석종 MC글로벌오퍼레이션그룹장이 전무로 승진했으며, 최진학 MC유럽영업 FD담당, 김건욱 MC연구소 RF실장은 상무로 올라섰다.
2014년 말부터 조 사장이 이끄는 LG전자 MC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G4’에 이어 올 초 야심차게 출발한 ‘G5’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올 3분기 영업손실액은 직전 분기 대비 1535억 원 늘어난 4364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MC사업본부의 올 한 해 영업손실을 9000억 원에서 1조 원 안팎의 사상 최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조 사장은 갈수록 악화되는 MC사업부를 살리기 위해 올해 구조조정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1분기 8049명에 달하던 MC사업본부 인력은 올 3분기 5714명으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일정부분 해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속되는 부진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내년 스마트폰 성적표에 따라 조 사장과 MC사업본부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준호 사장은 LG그룹 구조조정본부 등에서 근무한 ‘기획통’이다. 1996년부터 이사대우를 받았고, 2002년에는 LG전자 전략담당 부사장에 오르면서 ‘샐러리맨 신화’를 거듭했다. LG그룹 최고운영책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낸 그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복심’으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