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두 바이오기업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나란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바이오기업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불안한 국내외 정세, 상장 직후 매도가능한 물량이 너무 많았다는 점 등이 부진의 이유로 분석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 최대어로 꼽힌 신라젠은 지난 23~24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1만50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라젠이 제시한 공모희망가액 1만5000원~1만8000원 중 최저가액으로 모집 총액은 1500억원이다. 신라젠은 희망 공모가액을 수요예측 직전 시장상황을 고려해 1만7000~2만500원에서 한차례 낮췄다는 점에서 아쉬운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애니젠은 희망공모가 범위(2만2000~2만6000원)의 하단보다 낮은 1만 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당초 모집을 희망했던 금액 역시 154억~182억원에서 126억원으로 줄었다. 애니젠은 펩타이드를 이용한 의약·산업용 바이오 소재 생산 및 바이오신약 개발업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일정기간 주식을 의무보유하겠다는 확약 기관은 없었다. 지난 6월 상장한 에스티팜의 경우 총 955건의 수요예측 참가 기관투자자 중 485개 기관이 의무보유확약을 내걸었다.
상장 직후부터 시장에서 매각 가능한 주식 비율이 높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라젠은 전체 지분의 75.14% 애니젠은 61.7%가 상장 후 자유롭게 매도가 가능한 물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매도가능물량이 많다보니 상장 직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본 것"이라면서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을 보고 사도 된다는 판단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기술이전계약 취소에 따른 바이오기업에 대한 리스크 부각, 트럼프 당선과 최순실 국가농단 사태로 불안한 국내외 정세로 인한 공모시장 침체 등도 공모가를 낮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비싸지 않은 공모가격 덕에 개인 참여가 늘어 청약경쟁률은 성공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신라젠은 청약미달 잔여주식이 있는 경우에는 인수단이 최종 실권주를 인수한다.
신라젠과 애니젠 모두 28~29일 기관, 개인투자자의 청약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