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LG이노텍 수뇌부가 전장부품 협력 강화를 위해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신기술을 적용한 복합 방열기판소재의 채택 제안도 이뤄지는 등, 다각도의 협력 방안이 진행됐다.
국내 기업들 중 한 발 앞서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든 LG는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합병(M&A)하며 단숨에 경쟁력을 확보하자, 계열사 간 합종연횡 노선을 더욱 강화해 대비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 VC사업본부 이우종 사장과 LG이노텍 박종석 사장은 전장부품부문 협력 강화를 화두로 최근 관계자 30여 명과 함께 ‘톱 매니지먼트 미팅(TMM)’을 가진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주요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상시적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 특히 이날 모임에서는 LG이노텍의 카메라, 통신모듈 등 차량 부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신기술인 복합 방열기판소재의 채택 제안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인 구본준 부회장의 지휘 아래 전장부품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구동모터 등을, LG이노텍은 차량용 통신모듈, 카메라, 센서 등의 부품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또 LG화학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LG디스플레이는 차량 계기판, 중앙정보디스플레이 부품 등을 생산한다.
이번 LG전자와 LG이노텍 경영진 미팅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간 상시적 만남이라기보다는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사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실무적 대응의 일환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14일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인 9조3000억 원 규모의 하만 인수를 발표하며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에서 급부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의 전장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LG전자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발표를 앞두고 경영진 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공식 발표 전부터 업계에서 조금씩 회자되고 있었다”면서 “이번 LG전자와 LG이노텍의 회동은 대응책 마련 이후, 실무적 차원의 미팅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