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두산밥캣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8~9일 진행한 두산밥캣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0.29대 1로 최종 집계됐다. 청약 첫 날 경쟁률(0.3대 1)에서 오히려 더 낮아진 것이다. 첫 째날 182만8830주가 신청됐으나 오히려 둘 째날 취소가 발생하면서 청약이 줄었다. “첫 날 경쟁률은 의미가 없다. 최종 경쟁률이 중요하다”던 회사 측으로서도 체면을 크게 구겼다.
두산밥캣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 건설장비 전문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과 함께 올해 하반기 IPO ‘빅3’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곳이다. 지난달 수요 예측을 했지만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공모와 상장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공모주 청약에선 공모가를 낮추고 수량도 40% 정도 줄였다.
그러나 공모가를 낮춘 재도전에도 불구하고 상장 일정이 미국 대선과 맞물리면서 최악의 미달사태를 맞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표 주관사인 한투증권 관계자는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오전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이로 인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 2~3일 실시한 일반공모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45.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두산밥캣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이지만 ‘최소한 100대 1은 될 것’이라던 시장의 당초 기대감에는 크게 못 미친 수치다. 당시 한미약품 사태 등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이 겹친 결과다.
기대를 모았던 ‘대어(大魚)’ 두 곳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함에 따라 공모시장은 한층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공모시장에는 일종의 흐름이 있는데, 지금은 침체되는 쪽 흐름이 확연한 것 같다”며 “증시와 공모주 시장이 모두 좋지 않다.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모시장 관심은 마지막 대어급 공모주인 넷마블로 쏠릴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꽁꽁 얼어붙은 현재의 공모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넷마블이 연내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해를 넘긴 뒤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9월 30일 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신청서를 낸 넷마블의 심사 기한은 오는 12월 5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