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정래(73)가 대하소설 ‘태백산맥’ 발간 30주년을 맞은 데 대해 ‘독자들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조 작가는 8일 서울 중구 태평소 프레스센터에서 ‘태백산맥 출간 30주년 기념본 및 태백산맥 청소년판’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30년 세월이 흘러 지금도 독자들을 만나고 있으니까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큰 행운은 없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태백산맥’은 해방 이후 휴전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대하소설로, 1986년 처음 출간됐다. 총 10권, 원고지 1만6500매에 달하는 대작으로 30년간 8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조 작가는 “‘태백산맥’ 집필 당시에는 군부정권 시절이었기 때문에 언젠가 정치적 위해가 가해질 것이라는 긴장 속에서 소설을 썼다”며 “위협의 긴장 속에서 썼기 때문에 더 탄력적으로 쓸 수 있었고, 지금 쓴다고 해도 더 잘 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혼란에 대해 “민주주의 권력은 명령하는 게 아니라 의논하고 협력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본 틀이 없는 나라, 봉건적 명령과 굴종만 존재하는 나라, 그렇게 70년 동안 정치구조가 만들어진 이 땅의 문제에 더해 대통령의 자질이 합쳐져 벌어진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역설했다.
도서출판 해냄은 기존 ‘태백산맥’의 이야기 구조와 역사적 사실을 유지하면서도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인물 묘사와 대화, 사건 전개를 다듬은 ‘태백산맥-청소년판’을 새롭게 내놨다. 분량은 권당 원고지 1650매 안팎에서 500매 안팎으로 줄였다. 1부 ‘한의 모닥불’부터 4부 ‘전쟁과 분단’까지 총 4부작, 10권의 구성은 원작과 같다.
해냄은 ‘태백산맥’ 1권 출간 30주년을 맞아 기념본도 제작했다. 기존 도서를 13% 확대하고 고급 양장본과 사철작업으로 튼튼히 제작해 오래 소장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