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외신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서울발 보도에서 박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미스터리한’ 여성과 친밀한 관계인 것을 인정하고 놀라운 공개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AP통신은 공직에 있지 않은 여성이 박 대통령의 연설문 수정에 비공식적으로 관여했다는 JTBC의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사과한 것이며 최 씨는 박 대통령의 멘토였던 최태민 목사의 딸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상승하는 한국 스캔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 씨가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걷었고 수상한(dubious) 재단을 설립해 개인 현금인출기처럼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LAT는 박 대통령이 공직에 있지도 않고 공직 경력도 없는 최 씨의 지시를 맹목적으로(blindly) 따랐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사설 서비스 이메일로 국가 기밀을 보고받았다는 의혹이다. 이 스캔들은 클린턴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최순실 스캔들 여파에 박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맞는 가운데 2017년 한국 대선 후보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요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반 총장이 여당을 택할지 야당을 택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반 총장과 함께 여당 대선 잠룡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소개했다.
일본 언론도 26일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 총리 특사 접견 문건 관련 내용에도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박 대통령이 취임 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를 접견할 당시의 관련 문건이 최 씨에게 전달된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하며 최 씨가 박 대통령의 대일 외교에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와의 애정관계 의혹을 보도해 논란이 됐던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전대미문의 불상사”라고 표현하면서 “국민과의 의사소통 부족으로 ‘불통’이라고 비판받던 박 대통령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자 기사를 통해 민감한 대미·대일 외교 관련 자료를 민간인인 최 씨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박 대통령이 최 씨와의 불투명한 관계로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2013년 1월 일본 특사단과 박 대통령이 대면할 당시 최 씨에게 전달된 문건에 “독도를 먼저 언급하지 말아라” 등의 구체적인 지시까지 지휘한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