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산 철강이 반덤핑 판정을 받은데 이어, 한국산 석유화학 제품에도 미국, 유럽, 인도 등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4월 인도를 시작으로 최근 미국, 유럽까지 SBR(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ESBR(에멀전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 DOTP(디옥틸테레프탈레이트) 등 한국산 석유화학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자 조사 착수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반덤핑총국은 4월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합성고무의 일종인 SBR의 덤핑가격 여부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 업체 중 인도로 합성고무를 수출하는 업체는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으로 두 회사의 수출 물량은 약 3억3600만 달러(약 3731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자국 업체의 요청으로 7월 합성고무 ESBR에 이어 이달 12일 한국산 가소제인 DOTP의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억3790만 달러(약 1570억원)의 ESBR을 미국에 수출했다. 미국 화학업체는 이번 제소장에서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등 국내 11개 업체를 언급하며 22.4∼44.2%의 덤핑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산 가소제 DOTP도 미국 화학업체 이스트먼 케미컬 컴퍼니가 LG화학, 애경유화, 한화케미칼 등 가소제 생산업체 3곳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제기해 조사가 실시됐다. EU 집행위원회도 최근 한국산 PTA와 이에 쓰이는 염에 대한 덤핑조사에 착수했다. 우리나라는 EU에서 PTA 및 염에 대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덤핑 공세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자 업체들은 각각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현지 공장과 영업, 연구소까지 포함된 TF팀을 구성해 대응을 준비 중이며, LG화학은 최종 결정이 나면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를 당하면 산업피해에 대해서도 대응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협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