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8월 15일 박인환 ‘목마와 숙녀 ' '세월이 가면’의 시인

입력 2016-08-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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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미래설계연구원 연구위원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박인환(1926.8.15~1956.3.20)의 시 ‘목마와 숙녀’의 한 대목이다. 연세대 교수인 문학평론가 오문석은 저서 ‘박인환’에서 그를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경계에 서 있는 시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통속을 싫어하고, 원고 쓸 때는 구두점 하나에도 민감했으며 싫어하는 사람과는 차도 한 잔 함께 마시지 않는 결벽증이 있었다.

강원도 인제가 고향인 그는 서울 덕수초등학교, 황해도 재령군 명신중을 졸업했다. 평양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지만 광복으로 학업을 그만뒀다. 그는 서울로 와 서점 ‘마리서사(茉莉書肆)’를 운영하며 김광균 등 여러 시인과 교류했다. 1948년 서점을 닫은 뒤에는 자유신문사, 경향신문사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의 시인 데뷔작은 ‘거리’(1946년)였고, 이어 1947년에는 ‘남풍’, ‘지하실’, ‘민성(民聲)’ 등을 발표했다.

1949년에는 시인 김수영 김경린 양병식 임호권 등과 함께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출간했는데, 광복 이후 시인들의 본격 등장을 알리는 신호였다. 같은 해 시인 김병욱 김경린 등과 함께 동인지 ‘신시론(新詩論)’을 발간했다.

이어 1950년 시인 김차영 김규동 이봉래 등과 피난지 부산에서 동인 ‘후반기(後半紀)’를 만들어 모더니즘운동을 벌였다. 같은 해 그는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밤의 미매장(未埋藏)’, ‘목마와 숙녀’ 등을 발표했는데, 도시문명의 우울과 불안을 노래해 큰 인기를 끌었다. 사망 1년 전인 1955년에는 ‘박인환선시집’을 발간했다.

숨지기 1주일 전에 쓴 ‘세월이 가면’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리기도 하였다. 장남 박세형은 1976년에 아버지의 20주기를 맞아 ‘목마와 숙녀’를 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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