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아 이직할 곳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사와 연말 전북 전주 이전을 앞두고 있어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524조 원의 국민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같이 말했다. 대외에 드러내지는 않지만 수면 밑에서는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게 이 관계자의 시각이다. 그는 “썰물의 시기”라며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6일 이윤표 운용전략실장과 윤영목 투자자산사후관리강화추진 단장이 사임을 공식 발표한 영향이 적지 않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한정수 리스크관리센터 증권리스크관리팀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일주일 새 주요 보직 3명이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이 이달까지만 근무하기로 하면서 기금운용본부는 다음 달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인사는 공석을 채우는 것뿐 아니라 전임 본부장 때 임명한 주요 보직을 새 인물로 바꾸는 것에도 방점이 찍힐 것으로 국민연금 안팎은 내다보고 있다. 이 실장 등 3명이 사임을 밝히면서 2013년 12월 전임 본부장이 선임한 4명의 실장 중 양영식 해외대체실장만 남게 됐다.
기금운용본부의 내달 인사는 외부 공모보다는 내부 승진이 유력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이사장이 임명하는 리스크관리센터장이 3개월째 직무대리 겸임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외부 인사 수혈보다는 내부 인사 승진에 무게를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외부 공모를 통한 선임 방식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기금운용본부가 이 방식을 택하면 장기간 핵심 직책을 공석으로 놔두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직책상 본부장 다음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조만간 인사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일반적으로 실장급 인사는 내부 승진과 외부 공모 방식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