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최근 케냐 현지 제약사인 'DAEHAN PHARMACEUTICAL'에 항생제 맥시크란정(Maxiclan 625mg)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다. 현지 판매 금액기준으로 5년간 최소 600만~700만달러의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으로 수량으로는 1300만정에 이른다.
이번 계약은 케냐 현지인과 현지 거주 한국인 등이 참여한 이 제약사가 한국 의약품의 케냐 진출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내 보령제약과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케냐 의약품 시장의 경우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약과 인도의 저가 제네릭으로 시장이 극단적으로 분리돼 있다"면서 "좋은 품질에다 (오리지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가진 한국산 의약품이 좋은 반응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계약은 케냐에 한국 의약품이 처음 진출하는 만큼 최소 수준에서 공급량을 정한 것으로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케냐는 자국내 의약품 생산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작년말 코트라의 나이로비 무역관이 작성한 '2016 케냐 진출전략'에 따르면 케냐의 작년 8월까지 의약품 수입액은 3억 800만달러치로 '석유 및 정제유' '승용차' '팜유'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케냐는 호흡기 계통의 질병이 많고 HIV(후천성 면역결핍증) 등의 감염률이 높아 항생제 수입이 전체 의약품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보령제약의 맥시크란정은 케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니실린계 항생제다.
보령제약은 이번 계약으로 다른 동아프리카 국가로 진출할 길이 열리게 됐다. 케냐를 비롯해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 등이 참여하고 있는 동아프리카 공동체의 경우 의약품 허가 공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효과가 현지에서 알려지게 되면 더 많은 품목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구 코트라 나이로비 무역관은 보고서에서 "한국 의약품이 (케냐) 현지에 진출하는 데는 검사기준이 까다롭고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이 가장 큰 장애였지만, 인구 증가와 함께 현지 시장 수요가 급증세를 보여 장기적으로 시장 진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케냐 내 노동자들의 임금 증가에 따른 중산층의 증가, 외국인들의 유입, 빠른 인구 증가 등은 모두 의약품의 증가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케냐를 교두보로 아프리카 전체 시장에 진출하기 원한다면 한국이 충분히 뛰어들 만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한편 맥시크란정은 페니실린계 항생제인 오구멘틴의 제네릭으로 급·만성 기관지염을 포함해 기관지폐렴, 편도염,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등을 치료한다. 의약품정보업체 유비케어에 따르면 맥시크란정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23억원가량 원외처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