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장기간 리스크관리센터장을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하는 것을 두고 증권ㆍ운용업계의 의아심이 커지고 있다. 해당 업계의 고위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운용역들도 “배경이 뭐냐”는 뒷말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커지는 것은 리스크관리센터장이 기금운용본부에서 적지 않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관리센터장은 기금운용본부의 4개 위원회 중 하나인 투자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다.
국민연금은 투자한 금액의 부실 가능성이 있으면 투자관리위원회의 논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리스크관리센터장은 기금운용본부의 실장 또는 팀장 중 3명을 이 위원회의 위원으로 지명할 권한도 갖고 있다. 팀장이 투자관리위원장을 맡으면 상위 직급인 실장을 위원으로 두는 기형적 구조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리스크관리센터장은 박성태 리스크기획팀장이 직무대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리스크관리센터장 선임이 늦어지는 것은 문형표 공단 이사장이 고심하기 때문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 문 이사장은 센터장의 임명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이사장이 자기 색깔에 맞는 적절한 인물을 찾느라 공고가 지체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리스크관리센터는 투자를 결정하는 조직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그러나 리스크관리센터장이 조직 내 실세라는 분석은 개개인의 주관적 시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정해진 규정대로 투명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며 “리스크관리센터장을 새로 뽑을지 현 조직 내에서 임명할 지는 고유 역할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3월 4일 조인식 리스크관리센터장을 주식운용실장으로 전보 조치했다. 당시는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취임한 지 18일째였다. 이후 리스크관리센터장은 직무대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