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SK텔레콤과 KT는 전날 EC가 홍콩 기업 CK 허치슨이 신청한 영국 이동통신업체 O2와 쓰리 합병 승인안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경쟁적으로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료를 냈다.
쓰리를 소유한 CK 허치슨은 스페인 텔레포니카 소유의 영국 내 2위 이동통신업체인 O2를 인수해 양사를 합병하는 방안을 신청했다. 합병 후 신설될 회사는 영국에서 1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EC는 비용 상승과 소비자 선택권 제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강한 우려를 언급하면서 양사의 합병을 거부했다.
이번 결과와 관련해 SK텔레콤과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쓰리와 오투는 이통사들로 동종이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통신과 방송으로 이종에 해당한다”이라며 “해외에서 방송·통신 이종간 인수·합병이 불허된 적은 단 한차례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수합병 불허에 관해 영국 내 평가도 엇갈린다”며 “영국 공영방송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럽 전체에 나쁜 뉴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KT는 이번 사례를 언급하면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도 불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실상 동종 기업”이라며 “문제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지배력 전이 우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CJ헬로비전 23개 방송 권역의 사업자 수가 4곳에서 3곳으로 줄어 독과점이 발생한다”며 “영국 사례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허용되면 CJ헬로비전 23개 방송권역에서 사업자수가 4개에서 3개로 감소해 심각한 독점현상이 발생한다”며 “SKT-CJHV 합병이 승인되면 이동통신시장에서 50%점유율을 확보한 SKT지배력이 결합상품 등을 통해 유료방송시장으로 전이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