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회사채 투자자들이 충격에 빠질 전망이다. 이미 현대상선 회사채는 지난 7일 기한이익상실로 사실상 휴지조각(디폴트)이 돼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달초까지도 사모사채 형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했었다는 점이다. 도덕적해이(모랄해저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율협약이 시행되면 채무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은 전언이다. 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추가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한진해운도 현대상선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재 용선료 협상결과를 반영해 이르면 5월중 채무조정을 위한 사채권자집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채무조정안이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용선료 협상이 실패하면 사채권자 집회 자체도 무산될 수 있다. 이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앞서 지난 4월 만기도래한 회사채 투자자들로 구성된 사채권자집회에서는 해당 회사채의 기한연장이 부결됐었다.
더 큰 문제는 한진해운의 모럴해저드다. 한진해운은 올 들어서도 사모사채 형식으로 회사채를 꾸준히 발행해 왔기 때문이다. 부실경영 등에 대해 그룹 오너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중 하나다. 실제 한진해운은 지난 2월24일 신종자본증권으로 2200억원을, 3월10일 전환사채(CB)로 100억원을, 3월10일 회사채로 902억원을 각각 발행했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의 크레딧채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손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발행규모에 따라 손실 규모를 추정하고 있는 것일 뿐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며 “향후 논의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