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매각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대표가 이에 대한 입장을 임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지난 6일 안방보험은 알리안츠 한국법인을 300만 달러(약 34억7000만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알리안츠생명 총자산 16조원의 약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8일 요스 라우어리어 알리안츠생명 한국 법인 대표(사진)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정확한 액수에 대해 언급할 수 없지만 최근 언론을 통해 나온 금액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며 "알리안츠는 유럽에 기반을 둔 보험회사로서 솔벤시II(유럽 보험사 지급여력 제도) 규제의 적용 대상이며 이는 한국과 같이 장기화 된 저금리 환경 속에서 영업 중인 생보사에 추가적 자본 조달의 부담을 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솔벤시II는 미래의 예상 손실을 현재 자산가치에 미리 포함해 지급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독일계인 알리안츠는 이 규제를 적용받는데, 한국 알리안츠생명을 자회사로 유지하기 위해선 수 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대의 증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그동안 알리안츠는 투자전략 뿐만 아니라 상품 전략에서 상당 부분 제약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헐값 논란에도 라우어리어 대표는 이번 계약이 쌍방간 윈윈 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알리안츠 입장에선 솔벤시II에 따른 지급 준비금 확충 부담을 해소 할수 있고 안방그룹은 새로운 고객 기반과 판매 채널, 전국적인 지점망을 확보하고 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과 시너지를 얻게 됐다는 판단이다.
라우어리어 대표는 "우리는 이번 계약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최상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유럽쪽 가이드라인에 막혀서 개발하지 못했던 상품들도 안방과 협의를 통해 나올 것이라는 속내도 지난 6일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언급했다.
다만, 라우어리어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알리안츠 재정 상황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라우어리어 대표는 "알리안츠생명은 재무적으로 매우 탄탄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알리안츠생명의 총자산은 16조7000억원"이라면서 "계약자에게 장래에 돌려줘야 할 지급금 등은 총 15조7000억원으로 총자산에서 지급금 등을 차감한 자본은 1조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