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약세를 기록했다. 장중 변동성이 줄며 사실상 껌딱지장을 연출했다. 국고3년물 금리는 사흘만에 한국은행 기준금리(1.50%) 위로 올라섰다. 반면 국고10년 물가채만 나홀로 강세를 연출했다. 물가채 금리는 2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BEI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는 분위기다. 단기물이 기준금리에 막혔고 장기물쪽에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외국인도 3년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매도에 동참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축소된 인하 기대감에 단기물 금리하락이 막히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준(Fed) FOMC가 비둘기파로 마무리됐지만 채권보단 주식시장에 더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국회의원 선거와 금통위원 교체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레인지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분기말 자금수요 등 요인에 단기물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고10년 15-8과 16-3도 1.7bp씩 상승하며 1.847%와 1.853%를 기록했다. 국고20년 15-6 역시 1.2bp 오른 1.902%를 보였다. 국고30년 14-7과 16-1 역시 1bp씩 오르며 1.917%와 1.922%를 나타냈다.
국고10년 물가채 15-5는 1.0bp 하락한 1.200%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7월12일 1.20%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국고3년물과 기준금리간 격차는 1.4bp 벌어지며 1.0bp를 기록했다. 17일 1.5bp 이후 사흘만에 정상화다. 10-3년 스프레드는 0.5bp 확대된 33.7bp를 보였다. 반면 30-3년 스프레드는 0.4bp 좁혀진 40.7bp를 나타냈다. 이는 2012년 12월4일 40bp 이후 3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이틀째 어간 것이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스프레드인 BEI는 2.9bp 상승한 64.7bp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1월11일 67.8bp 이후 최고치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은행이 54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거래대금 기준). 투신이 4440억원, 보험이 3630억원, 기금공제가 2990억원씩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128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타법인이 230억원을, 사모가 5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미결제는 26만7899계약으로 2031계약 늘었다. 반면 거래량은 5만4386계약으로 1만6657계약 줄었다. 이는 지난해 12월29일 4만7792계약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다. 회전율도 0.20회에 그치며 2일 0.18회 이후 가장 낮았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303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금융투자가 4332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9틱 하락한 128.64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29.76, 저점은 128.58이었다. 장중변동폭은 18틱에 머물렀다. 이 또한 지난달 22일 13틱 이후 한달여만에 최저치다.
미결제는 1858계약 증가한 7만8017계약을 기록했다. 반면 거래량은 7138계약 감소한 4만1056계약을 보였다. 이는 지난달 26일 3만8103계약 이후 한달만에 최저치다. 회전율 또한 0.53회로 지난달 5일 0.45회 이후 가장 낮았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1608계약 순매도해 이틀연속 매도했다. 반면 은행이 1312계약 순매수하며 이틀째 매수로 대응했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3틱, 10선이 파를 기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원화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다. 변동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하루종일 지지부진한 장이었다. 단기물은 기준금리에 막혀있는 상황이라 전일과 마찬가지로 보합 내지 조금 약했다. 장기물로도 차익실현 매물들이 나오며 소폭 약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 금통위까지 쉬어가는 분위기가 이어질 듯 싶다. 당분간 현레벨에서 횡보국면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음 금통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다만 선거와 금통위원 교체시기까지 맞물리면서 유럽이나 중국 등 지표가 굉장히 나쁘게 나오지 않는 이상 인하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금통위와 FOMC까지 지나가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된 분위기다. FOMC가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부문이 있었지만 주식쪽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호주 금리도 오르며 채권쪽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금통위 여파에 단기물이 약했고 외국인도 3년선물을 중심으로 매도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 펀더멘털이 불안하기는 하나 단기물쪽은 분기말 영향이 겹치며 약세를 이어갈 듯 싶다. 전반적으로 저가매수세 분위기는 이어지겠지만 강세폭은 제한되는 모습이 되겠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