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협회는 이달 9일 시황침체를 겪고 있는 국적 벌크선사에 대해 LTV(선박담보대출비율) 적용을 유예시켜 줄 것을 산업은행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선주협회는 산업은행 측에 "현재 국적 벌크선사들은 극심한 시황침체로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선박가격 급락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으로 금융권에서 추가 담보나 대출금의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LTV 적용 한시적 유예를 요청했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최근 7년 사이 국적 벌크선사 80여개는 시황침체 등을 겪으며 문을 닫았다. 또 20여개 선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나, 대한해운과 팬오션 2개사만 회생에 성공했다.
김영무 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차입금 잔액대비 평균 66% 하락한 선박가격에 대해 LTV를 적용할 경우 우량 벌크선사들도 부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국내 수출입화물의 99.7%를 수송하고 있는 국가 전략산업인 해운산업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춰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LTV 적용 유예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지난 7일 향후 1년간 LTV 적용을 유예키로 결정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1100억원의 유동성 간접지원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의 LTV 유지의무 적용 유예 등 금융지원책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