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생’에서 ‘우등생’으로…시스템반도체 힘싣는 삼성전자

입력 2016-03-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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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김기남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김기남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열등생’으로 분류됐던 시스템LSI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 지난해 갤럭시S6에 자체 개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 올해는 더 향상된 제품이 ‘갤럭시S7’에 탑재된만큼 이 기세를 몰아가 공급처 다변화와 수익성 개선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3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2016년 정기총회’에서 9기 회장직에서 퇴임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삼성의 반도체 총괄이지만 대부분의 에너지를 시스템LSI에 쏟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는 데이터 처리 기능을 하는 IT기기의 구동칩을 말한다. 스마트폰의‘심장'이라 불리우는 AP를 비롯해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센서, TV의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삼성전자가 AP 최초로 자체개발한 ‘엑시노스8890’은 고성능 통신모뎀이 하나의 모듈에 장착된 통합칩 제품으로 이전작보다 전력 효율과 성능이 모두 높아진 제품이다. 갤럭시S7에 탑재된 엑시노스 8890는 갤럭시S6 대비 30% 향상됐다.

삼성전자의 AP 기술개발에 수조원대의 개발비를 투자하며 성능과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 김 사장의 노력대로 삼성전자의 시스템 LSI·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최근 스마트폰 AP시장의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려 ‘글로벌 톱 5’에 들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8.6%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AP인 엑시노스 칩을 지난해 5000만개 정도 출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퀄컴(41.6%)·애플(21.0%)·미디어텍(18.6%)에 비해 점유율이 떨어지는 상태다. 이에 삼성은 최신 14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고급 모바일 AP 뿐 아니라 중저가 제품 전반에 확대 적용해 모바일 AP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행보에 나섰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모바일용 AP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일부 제품에만 적용돼 왔지만 점차 고성능의 가상현실기기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차량용 고성능 CMOS 이미지센서(CIS) 시장까지 진출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운신의 폭을 넓힐 수가 있다. 다양한 분야의 AP 고객사를 확대해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메모리에 비해 매출도 작고 시장점유율도 전 세계의 5%밖에 안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95%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시스템 LSI·시스템 반도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고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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