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은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을 취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산업은행의 투자일임업 면허를 불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현재 산업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투자일임업 등록신청서를 접수 받아 심사 중이다.
은행이 일임형 ISA 상품을 판매하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일임업’ 면허를 받아야 한다. ISA는 크게 신탁형과 일임형으로 나뉜다. 신탁형은 투자자가 직접 운용 상품을 지정하는 것을, 일임형은 금융회사가 직접 상품 편입과 비중을 결정해 운용하는 형태를 말한다.
금융위가 내부적으로 산업은행의 투자일임업 면허를 불허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발표한 ‘기업은행ㆍ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8년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독자적인 체크카드 발급, 재형저축 출시 등 소매금융 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나 2013년 민영화가 백지화된 후 ‘통합 산업은행’으로 재출범하면서 소매금융 확대 작업은 중지됐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민간금융과 경쟁하는 것은 정책금융 정체성에 맞지 않다”며 “집단대출이나 개인 주택담보대출, 계좌 할당, 마케팅 등에 있어서 제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일임형 ISA는 물론 다른 새로운 소매금융 상품도 취급이 어려울 전망이다.
소매금융이란 개인 및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업무를 말한다.
산업은행은 소매금융을 확대하면서 2011년 가계 여신을 처음 취급했다. 당시 가계 여신 규모는 3909억원였지만, 꾸준히 늘어 2014년 3조2381억원, 2015년 9월 말 기준 3조6343억원을 기록했다.
산은 관계자는 “총 여신 중 가계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며 “산업은행의 총 여신이 2014년에 많이 늘어난 것은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산은의 개인 수신업무는 유지된다. 현재 산은과 거래를 하고 있는 개인 고객들의 대출 만기 연장, 계좌 등을 고려할 때 영업점을 폐쇄하거나 개인 수신 업무를 금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