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29일(현지시간) 웹사이트 성명 발표에서 오는 3월 1일부터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17%로 떨어지게 됐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5년에 지준율을 네 차례나 인하했다. 또 지난해 10월 23일 이후 넉달 만에 이날 다시 지준율을 낮췄다. 경기둔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을 늘려 기업 자금조달 숨통을 트이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최대 명절인 춘제(설날)를 전후해 공개시장조작 수단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발행을 통해 연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또 다음 달 초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이날 지준율 인하라는 통화완화 정책을 펼쳐 경기둔화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다시 시장에 던졌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오는 3월 3일 개막하면서 양회가 2주간 개최된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안정적이고 적절한 신용의 성장을 유도하고 공급 측면의 구조 개혁에 적절한 통화와 금융조건을 창출하고자 지준율을 인하한다”며 “금융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려 한다”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2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개막을 앞두고 중국 상하이에서 국제금융협회(IIF)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과 수단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G20 회의에서 “경제 구조적 개혁을 지원하고자 재정수지 적자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로,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증시가 최근 연초 혼란을 다시 재연하는 가운데 중요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것도 인민은행이 이날 지준율 인하를 발표한 배경으로 추정된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86% 급락한 2687.98로 1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상하이지수는 장 초반 최대 4.6%까지 빠지면서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향하기도 했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영국 마르키트이코노믹스가 오는 3월 1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한다. 미국 거시경제분석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의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국가통계국 집계 2월 중국 제조업 PMI가 49.3으로, 1월의 49.4에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