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대표 SUV 모하비가 '유로6' 배기가스 기준에 맞춰 새롭게 출시됐다. 새 모델은 겉모습을 소폭 변경하고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에 맞춰 엔진과 촉매장치에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고급화 전략을 시도했다. 일각에서 실패했다는 평을 들었던 독자 엠블럼을 여전히 고수한 것도 눈길을 끈다.
기아차는 16일 압구정동 국내영업본부 사옥에서 상품성을 대폭 향상시킨 '더 뉴 모하비'의 사진영상 발표회를 실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더 뉴 모하비는 후륜구동 방식을 기본으로 네바퀴굴림을 채택한 3000cc급 대형 SUV다. 기존 모델의 웅장한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 한층 존재감 있는 외관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범퍼와 범퍼가드로 나뉘었던 기존 앞범퍼는 일체형으로 새로 짰다. 새 규정에 따라 심플한 주간주행등도 심었다. 이밖에 프런트 그릴을 바꿨고 유행에 맞춰 뒤 테일램프에는 LED 방식을 덧댔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문은 변하지 않은 모하비의 기존 엠블럼이다. 기아차는 2003년 기존의 대형차 엔터프라이즈를 대신할 준대형차 오피러스를 선보이면서 KIA 앰블럼 대신 독자적인 회오리 모양의 엠블럼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2008년 모하비 출시 때에도 같은 엠블럼을 사용했다. 앰블럼을 둘러싼 영문 철자만 다를 뿐, 전체 레이아웃과 중앙의 회오리 모양도 동일하다.
기아차는 승용 세단의 정점 오피러스와 SUV의 최고봉 모하비를 염두에 둔 고급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KIA 앰블럼 대신 독자적인 고급차 앰블럼을 쓰면서 라인업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단, 수출 시장에서는 인지도를 위해 KIA 앰블럼을 그대로 사용했다. 미국시장에서 판매부진으로 철수한 모하비(수출명 보레고)는 프론트 그릴을 포함한 차 전체에 KIA 앰블럼을 사용했다.
그러나 2000년대 말 K7이 등장하면서 기아차의 내수시장 고급화 전략은 수정됐다. K7에 KIA 앰블럼이 도입되면서 기아차의 고급화 전략은 잠정 보류됐다.
때문에 모하비 역시 올해 새 모델 출시를 앞두고 기존 앰블럼의 변경이 예상됐다. 그러나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뉴 모하비는 기존 앰블럼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 엠블럼에 다양한 가능성이 담겨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독립화한 상황에 여러가지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 니어 럭셔리를 주장하던 현대차와 스포티를 강조한 기아차 사이에 또 다른 브랜드 전략이 이어질 가능성도 담겨 있는 상황이다. 기아차 고급화 전략에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놓았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현대차는 제네시스DH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급 SUV를 개발 중"이라며 "SUV 브랜드 이미지가 유리한 기아차 역시 별도 브랜드 대신 자체적인 고급화 전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새 모하비는 유럽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새로운 S2 디젤 엔진을 더했다. V6 3.0 디젤 엔진은 뒷바퀴굴림에 맞춰진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를 낸다. 복합연비는 10.7Km/ℓ이다.
특히 요소수를 활용한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 방식의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장착해 친환경성까지 겸비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더 뉴 모하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급 SUV를 만들겠다는 기아차의 자부심이 담겨 있는 모델"이라며 "주행성능, 승차감,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한층 진보한 더 뉴 모하비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새 모델의 가격은 4025만∼46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