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향후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 뒤 국대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애플의 실적 변화는 애플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상황을 가늠하는 잣대와 같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성장세가 주춤하거나 꺽인 상태이다.
28일 스마트폰 제조업계에 따르면 애플에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스마트폰 판매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애플이 2016 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에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성적을 냈지만, 향후 판매실적이 녹록지 않다는 소식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분기에 아이폰 7480만대를 판매했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첫 모델 발매 후 사상 최저 판매증가율이다. 전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시장 전망(7654만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마이너스 성장률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 8240만대를 시작으로 2분기 7100만대, 3분기 8300만대, 4분기 810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감소 추세이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은 12.6%를 기록한 뒤 2분기 12.2%로 떨어졌다. 3분기에는 10.4%의 영업이익률로 감소한데 이어 4분기에는 9.3%까지 추락했다.
LG전자의 상황은 더 나쁘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률은 크게 훼손됐다.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1540만대, 2분기 1410만대, 3분기 1490만대, 4분기 153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2%에서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BEP)를 겨우 맞췄고 3분기(-2.3%)와 4분기(-1.2%)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같은 원인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해 대체수요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스마트폰의 가격하락 가능성이 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의 스마트폰 영업이익률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역시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9.8%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011년 62.8%에 달했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012년 46.5%, 2013년 40.7%, 2014년 27.6%로 점진적으로 낮아진 뒤 지난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뚝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중국 제조사인 샤오미, 화웨이 등이 저가 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가격경쟁을 더 심화시켰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가격대비 성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의 스마트폰 시장 상황도 밝지 않다. 스마트폰의 성장률이 이전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대만 시장 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이 13억4000만대로 연간 성장률이 5.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가격경쟁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결국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신흥시장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의 격전지로 떠오른 곳은 인도시장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 갤럭시 E, 갤럭시 J, 갤럭시온 등 1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인도에 출시하며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도 G4, 넥서스(Nexus) 5X 등을 인도시장에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샤오미와 레노버 등 중국 기업들도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ㆍ판매하는 방식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애플 역시 인도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