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에도 날지 못하는 항공株

입력 2016-01-13 15:56 수정 2016-01-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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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모멘텀 부재 속 LCC와 경쟁 우려까지

국제유가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0달러가 무너졌지만 대형 항공사들의 주가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 증시 전문가들은 화물수요 부진, LCC(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 심화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 저유가 수혜 대신 실적 모멘텀 부재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주가는 지난 1년 새 4만원 대에서 2만원 대로 40% 빠졌다.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7400원에서 4300원까지 하락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주가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실적 흐름은 지난해 4분기도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소폭 늘어난 1598억원이다.

저유가 기조로 유류비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됨에도 영업이익은 그만큼 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은 약 17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선 여객 수송은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화물 수요가 부진한 점이 대한항공의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LCC의 성장으로 단거리 노선 경쟁이 치열해지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도 불리한 조건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화물수요가 단기간에 늘어나기 어려워 보이며, 6시간 이내의 중·단거리 노선은 앞으로도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44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3%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화물부문 기저효과가 대한항공보다 크지 않아 이익 성장이 가능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해석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단거리 노선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특성상 LCC와 더욱 거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올해 하반기 에어서울이 운항을 시작하지만 돌파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반면 LCC는 저유가와 단거리 여행 수요 증가란 호재를 동시에 만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운항 노선 중 LCC 점유율은 11.5%로 2011년 4.3%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역대 최다 규모인 19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한 LCC들이 올해도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정세 불안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장거리 노선 여행 매력이 반감되면서 단거리 노선의 상대적 강세가 기대된다”면서 “상장 초기 일시적 비용 부담을 겪고 있는 제주항공의 경우 현 시점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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