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항공·해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달러에 대한 비중이 큰 만큼 금리를 인상하면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14일 항공업계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빠른 시일내에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지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항공업체들은 항공기를 구매할 때 대량 매입하기 때문에 항공업계는 외화부채가 큰 편이다. 따라서 항공업계에서는 금리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그만큼 이자비용의 증감이 발생한다. 외화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리가 변동되면 이자부담은 커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고정금리부채 5조3000억원, 변동금리부채 10조4000억원을 갖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평균금리가 1% 증가할 때 1040억원의 이자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도 1조1500억원 규모의 부채를 갖고 있는 만큼 금리가 상승할 때 이자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해운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운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이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금리를 인상하면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최근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위기의 해운·조선 이대로 괜찮은가’ 국회정책세미나에서 황진회 해운정책연구실장은 “국내 선사가 부담하는 이자 금리가 7~10%의 고금리로 높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이자부담이 높은 상황에 미국 금리까지 인상한다면 도산하는 해운사도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와 업종별로 부채 규모는 다를 것”이라며 “항공사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이 미국 금리 인상에 공통적으로 이자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