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인 ‘세이프 서치’(Safe Search)를 한국어 사이트에 강제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1일부터 구글코리아 사이트에 세이프 서치 기능을 강제로 설정했다. 세이프 서치는 음란물과 같은 부적절한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서 자동으로 제외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오래전부터 구글 한국어 사이트에 적용된 기능이지만, 예전에는 사용자가 직접 설정 메뉴에 들어가 이 기능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해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글이 지난 주말부터 세이프 서치 기능을 기본 설정으로 바꿈에 따라 국내 구글 이용자들은 자동으로 음란물이 차단된 검색 결과를 받아보게 됐다.
문제는 세이프 서치 기능을 이용자 마음대로 켜고 끌 수 없다는 점이다. 또 강제 설치된 세이프 서치로 음란물 금칙어가 포함된 학술 자료 등을 구글에서 검색하기 어렵게 돼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대표로 선임된 후 이날 처음으로 방한해 개최하는 ‘파이어 사이드 챗’ 행사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현 조인스닷컴 공동대표)가 카카오의 정보통신망서비스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달 4일 불구속 기소된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런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사전적 기술 조치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임에 따라 구글이 서둘러 무리한 기술적 조치를 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이날 오전 10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의무 위반이라는 혐의로 기소된 이석우 대표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