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지난 2000년 출자전환 이후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으로 자리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관리 책임 문제 또한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그간 대우조선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이 맡아왔다. 현재 대우조선 CFO를 역임하고 있는 김열중 부사장을 비롯해 김갑중 전 부사장 역시 산업은행 재무부문장 출신이다.
또한 이영제 산업은행 기업금융4실장 역시 대우조선 비상임으로 재직 중이고, 올해 취임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마저 1974∼1976년 산업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CFO 파견으로 대우조선 재무와 회계 전반을 모두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항변한다.
정용석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은 지난달 열린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 수립’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 회사에 대한 부실을 CFO 한 명이 사전에 발견해 조기에 차단한다는 건 한계가 있다”며 “오너 체제의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조선사의 부실은 유가 변동 등 돌발변수에 따라 발생한 구조적인 요인”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정책금융 역할 재편에 시동을 걸면서 가장 먼저 수술대에 올린 부분 역시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에 대한 매각 절차다.
대우조선이 대규모 부실 사태를 일으키고 이에 대한 산업은행의 관리 책임론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산업은행의 대기업 지원 역할 규모를 축소하고 중견기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산업은행이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만 총 288개이며, 이 가운데 비금융 자회사는 118개에 이른다. 장부가로는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이 직접 관리 중인 대우조선 외에도 채권단이 공동관리 중이거나 사주 관리 체제 하에 있는 기업은 STX조선해양과 동부제철, 현대시멘트 등 15곳이나 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장기간 보유한 91개 비금융회사 지분을 2018년까지 3년간 집중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이후 정상화된 출자전환기업 5곳과 5년 이상 투자한 중소·벤처기업 86곳 등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지엠, 대우조선해양 등이 이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