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이 최근 6년간 가장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 성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의 M&A 투자금은 30대 그룹 총액의 20%에 달했다. 같은 기간 30대그룹의 총 M&A 건수는 239건, 금액은 38조 원 규모였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도 적극적인 M&A를 펼쳐 2위와 3위에 올랐다. 건수로는 CJ그룹이 최다를 기록했고 단일 기준으로 최대 규모는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현대건설로 5조 원에 달했다.
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10년 1월 이후 현재까지 약 6년간 국내 30대 그룹의 M&A 현황을 집계한 결과 S-OIL을 제외한 29개 그룹이 37조7897억 원을 투입, 239개 사를 인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 보고서를 기준으로 경영권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한 M&A만을 집계했다. 매각은 반영하지 않았다.
M&A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롯데그룹으로 21건, 7조6377억 원을 기록했다. 30대 그룹 전체 M&A 실적의 20.2%를 차지하는 규모다. 2011년 신동빈 회장의 취임 이후 공격적 전략을 펼쳐 하이마트(1조2481억 원), 현대로지스틱스(5999억 원)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켰다. 올해도 더 뉴욕 팰리스 호텔(9475억 원), KT렌탈(5056억 원) 등을 그룹으로 끌어들였고 지난달에는 삼성정밀화학(4650억 원)과 삼성SDI 케미칼사업 부문(에스케미칼 2조3265억 원)의 인수를 확정했다.
이같은 M&A에 힘입어 2010년 87조2000억 원이던 롯데의 자산은 지난달 말까지 117조3000억 원으로 35% 가량 급증했다. 이중 M&A로 인한 자산은 2010년 1조3000억 원에서 지난달 말 18조8000억 원으로 14배 이상 불어났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16%로 수직 상승했다.
SK그룹은 총 18건의 M&A를 추진하면서 4조4954억 원을 투자했다. 2012년 3월 SK하이닉스를 3조3747억 원을 들여 인수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일 인수를 확정한 CJ헬로비전(5000억 원)과 당진에코파워(1658억 원) 등을 그룹에 들이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이어 포스코(4조1617억 원), 현대중공업(3조872억 원) 순이었다. CJ(2조8094억 원), 한화(2조2437억 원), 신세계(1조8485억 원), LG(1조2969억 원), 삼성(1조2656억 원) 등도 M&A에 1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인수 건수가 가장 많았던 그룹은 CJ로 총 36건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2014년에 CJ헬로비전 강원방송을 661억 원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프레시원 강남(92억 원), CJ헬로비전 호남방송(1261억 원) 등 각 지역 케이블 방송사업자를 연이어 사들였다.
롯데는 21건으로 2위를 차지했고, LG 20건, SK 18건, GS·삼성 15건, 신세계·KT 11건 순이다.
단일 건수로 인수 금액이 가장 컸던 M&A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현대건설 건으로, 인수가가 무려 4조9600억 원에 달했다. 이어 SK그룹이 인수한 SK하이닉스가 3조3747억 원, 포스코가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이 3조3724억 원으로 빅딜 기업 ‘톱3’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현대오일뱅크는 2조8933억 원, 롯데가 인수한 에스케미칼은 2조3265억 원이었다. 이어 CJ그룹의 CJ대한통운(1조7878억 원), 롯데하이마트(1조2481억 원), 신세계 센트럴시티(1조532억 원), 한화의 한화종합화학(1조309억 원)이 1조 원을 웃돌았다. 더 뉴욕 팰리스호텔(9475억 원), 한화테크윈(8232억 원), 현대로지스틱스(5999억 원), GS E&R(5649억 원), 롯데스퀘어(5200억 원), KT렌탈(5056억 원), CJ헬로비전(5000억 원) 등도 거래 가격이 5000억 원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