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정제마진 감소 등의 영향으로 희비가 엇갈린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동절기인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영업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정유업계에서는 유가 수입원을 다변화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가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한 반면, 중동에서 유가를 들여오는 에쓰오일은 전 분기 대비 98% 감소한 12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정유업계에서는 4분기 시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최근 정제마진이 배럴당 평균 5달러에 머물렀던 3분기와 달리 7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난방유 사용이 증가하는 동절기가 도래한 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유가 안정세와 정제마진 회복 기대감 등으로 2011년 2조9595억원을 달성한 이후 올해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은 4분기 시황과 관련, 정유 부문은 아시아 지역의 난방유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설비 증설이 많지 않아 수요 회복에 따른 마진 확대가 예상됐으며, 윤활기유 부문에서는 에쓰오일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고품질 윤활제품의 수요 증가로 양호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화학업계에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시현했다. 4분기에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3분기 전체 사업 부문에서 호실적을 이룬 것과 같이 4분기에도 매출 증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 CFO 조석제 사장은 지난달 17일 기업설명회에서 “4분기엔 기초소재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원료 안정화를 기반으로 한 견조한 스프레드와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경쟁우위의 성과가 지속될 것이며,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중국 편광판 고객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전지부문의 경우 주요 고객 점유율 확대를 통한 물량 증가 등으로 매출 증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4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3분기 실적은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제품 스프레드 및 달러 강세로 인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4분기의 경우 3분기와 마찬가지로 원료가격 안정화에 따른 견조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유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3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유가전망에 대해 “최근 두바이유 기준 45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두바이유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으며, 당분간 공급과잉 상황에 의해 40~50달러 사이 박스권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변동성 확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한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정유업계의 경우 전반적으로 4분기에는 동절기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유가 불확실성 때문에 수익성 개선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